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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은둔형마법사(외톨이)(완결) 대박
    카테고리 없음 2021. 5. 12. 09:03
    은둔형마법사(외톨이)(완결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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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은둔형마법사(외톨이)(완결).txt5.4M


    8살 무렵이었다.

    당시 동네 꼬마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던 건 매일 오후 5시 TV에서 틀어주던 로봇 만화였다. 제목하여 “영혼전사 파르바슈.”

    영혼전사라니, 촌스럽게 짝이 없는 타이틀이다. 또 파르바슈라는 이름이 묘하게 성의 없는 것이 19세기에 네덜란드에서 동사(凍死)했다는 설정의 대형견이랑 비슷하기도 하여 좀 애매한 느낌이지만 이 만화는 정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.

    당시까지 거대로봇만화에서 로봇이란 주인공이 조종하는 금속덩어리 “탈 것”에 불과한 개념이었지만, 우리의 영혼전사 파르바슈는 그 솔직한 제목에 걸맞게..., 무려 영혼이 탑재된 자아가 있는 거대로봇이었던 것이다!

    수동적 기계장치에서 탈피. 국민학생 주인공과 협력하고, 교감하며, 가끔은 말싸움도 하고, 삐지기도 하는 이 개성 있는 로봇은 우리를 열광케 했고, 또래 아이들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었다. 그야 말로 파르바슈의 시대.

    넉넉치 않은 형편 때문에 그 시대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보물 1호, 파르바슈 로봇 장난감이 내 손에 들어 오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.

    그리고 마침내 그 날, 우리집에서 놀러 온 외삼촌에게 엄마 몰래 조르고 조른 끝에 파르바슈를 손에 넣은 그 날..., 나는 이 장난감과 사랑에 빠져버렸다.

    아, 나 이거 맨날 맨날 가지고 놀거야, 계속 계속 가지고 놀 거야!

    난 그 날 품 안에 장난감을 곱게 안은 채로 잠에 들었고, 기묘하고도 긴 꿈을 꾸었다.

    얼굴이 보이지 않고 아주 키가 큰 누군가가 날 내려다 보고 있는 듯한 장면. 그가 “···칫.” 하고 혀를 차더니 손을 뻗는다. 그러자 내 몸에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한다. 빛이 처음보다 사그라들고 작아지자 키 큰 사람은 방에서 사라졌다.

   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.

    그가 없는 공간에서 또 변화가 생긴다. 내 가슴에 흐르는 빛무리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더니, 방 안을 활개치고 다닌다.

    어, 안 되는데! 왠지 모르게 저 바람을 저대로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런 내 마음에 호응하듯 온 몸에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깨어난다.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물이 몸 속에서 움직이는 느낌.

    이런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머지않아 바람이 방향을 틀기 시작하면서 내 쪽으로 끌려 왔다. 누군가 억지로 잡아 당기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. 바람은 그렇게 내 주위를 위태하게 맴돌더니 이윽고 내 품 안의 장난감 쪽으로 파고들며 사라졌다.

    이상한 꿈이었다.

    아침에 눈을 뜬 나는 비몽사몽 한 채 손 안의 로봇, 파르바슈를 바라보았다. 왠지 하룻밤 자고 나니 이 장난감이 조금 변한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곧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.



    kido67
    좋아요! GOOD~보고싶어서 찾아봤는데 ~^-^ 잘 보겠습니다.
    혁신남
    재미있게 보겠습니다^^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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